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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급증하는 과잉행동장애 … 부모 무관심도 원인     2010-12-08
[변기원의 밸런스 브레인] 급증하는 과잉행동장애 … 부모 무관심도 원인

ADHD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를 일컫는 말이다. 원인은 유전적·신경화학적·환경적 요인을 꼽는데 그중 유전적 원인이 가장 크다고 한다. 그렇다면 10년 전에 비해 ADHD가 두 배 이상 증가한 이유는 무엇일까.

 근래에 기능성 의학은 ADHD에 유전적 소인을 인정하면서도 환경적 요소를 배제하지 않는다. 즉 유전적 질환을 발병시키는 여러 요소가 마치 변압기에 있는 스위치처럼 조합이 맞아야만 발병한다는 것이다. 부모가 심장병이나 암에 걸렸어도 여러 가지 환경요소에 의해 발병 여부가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환(10)군의 아버지는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잔소리가 심했다. 이런 잔소리를 피하다 보니 지환이는 어릴 적부터 혼자 블록 쌓기 놀이를 하거나 만화·비디오를 보는 등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일이 많아졌다. 친구나 가족과의 정서적 교류나 상호작용이 줄게 된 것이다. 이러한 성장 환경은 아이의 좌우 뇌에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했다.

 이후 지환이는 학교에 입학하면서 새로운 행동 양상을 보였다. 수업시간에 돌아다니는 것은 물론이고 친구들과 사소한 일로 부딪쳤다. 담임선생님에겐 문제아로, 부모에겐 골칫덩이 아이로 애물단지가 된 것이다. 2년 이상 ADHD 약을 복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학을 세 번이나 하고 새 담임의 호출 전화로 또 전학을 시켜야 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방학을 앞둔 상태라 과감하게 약을 끊고 치료를 했다. 다행히 지훈이는 동생과의 싸움이 줄면서 호전반응을 보였다. 격렬하던 몸싸움의 강도도 약해지고 횟수도 줄었다. 하기 싫은 운동도 순순히 따라 했다. 담임선생님의 질책도 없어졌다.


 무엇보다 지환이의 증상을 호전시킨 주된 이유는 아버지의 달라진 태도였다. 가족 등반을 통해 지환이 아버지는 아이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했고, 집안의 불화도 사라졌다.

 현대생활에서 ADHD와 틱, 투렛 같은 질환이 증가하는 것은 치열한 경쟁 구도인 우리 사회와, 부모님의 욕심·무관심, 그리고 교육자 모두의 책임이다.

 뇌는 자극을 통해 고루 발달한다. 그 자극은 지속적인 학습과 부모의 잔소리가 아닌 운동이나 신체활동처럼 몸을 움직이는 것이다. 신체 자극이 뇌기능을 개선한다는 이론은 이미 여러 논문을 통해 입증됐고, 전문가들은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을 이제 우리 현실에 적용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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