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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데이] 뇌 불균형•ADHD, 자녀 위한다면 스마트폰 주지 마세요     2011-08-16
#1. 경기도 분당에 사는 김은숙(가명)씨는 요즘 두 돌 아들 걱정으로 한숨이 그칠 날이 없다. 눈을 자주 깜빡거리는 데다 말을 배우는 속도가 느려 병원에 갔더니, 우뇌에 비해 좌뇌의 기능만 비정상적으로 발달한 전형적인 ‘뇌 불균형’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심장박동도 불안정하고 부정맥 증세를 보였다. 은숙씨는 그동안 아이가 칭얼대면 자신의 스마트폰을 쥐여 주거나 비디오를 보여주며 달랬다고 했다. 디지털 기기 속의 영상과 소리 자극이 신기했던 아이는 점점 더 이에 길들여졌다. 그 결과 뇌의 불균형 발달로 여러 가지 신체적·정신적 문제를 안게 된 것이다.

#2. 서울 잠실에 사는 다섯 살 성민(가명)이는 평소 한 가지에 집중을 잘 못한다. 밥을 먹을 때도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해 늘 엄마와 전쟁을 치를 정도다. 그런데 유독 스마트폰만 쥐면 놓을 줄 모른다. 엄마가 “그만하라”고 하면, 반항하며 충동적인 반응을 보인다. 인근 소아정신과를 찾은 결과 성민이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금은 스마트폰에 집착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인터넷 게임이었다. 성민이는 1년 전부터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키즈 프로그램을 접했다. 처음에는 간단한 낱말 맞추기와 같은 놀이학습으로 시작했지만 곧 레이싱이나 총 쏘기 등 자극적인 게임에 빠져들었다.

편리한 디지털 기기인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점차 보급이 늘면서 그늘도 나타나고 있다. 너무 어릴 때부터 지나치게 노출되는 아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젠 자칫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이 됐다.

성장기에 디지털 자극을 자주 접하면 뇌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고, 인지 및 정서 능력을 높이는 데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어릴 때부터 디지털 기기를 끼고 살면 청소년기가 돼 인터넷 및 게임 중독, 또는 ADHD로 연결될 위험성도 커진다. 한양대 의대 안동현(정신과) 교수는 “ADHD 인자를 가진 아동들은 기본적으로 ‘Novelty seeking(새로움을 좇는 성향)’이 강한데, 스마트폰·태블릿 PC 등 자극이 강한 매체는 이를 강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TV·컴퓨터·인터넷이 이런 문제의 핵심 연결고리였다. 그런데 이제는 ‘손 안의 TV’ ‘움직이는 컴퓨터’인 스마트폰·태블릿PC가 대중화되면서 새로운 위험요소로 부상한 것이다. 밸런스브레인(뇌균형운동센터) 변기원 원장은 “디지털 기기는 일방적인 반복자극이 대부분이라 좌뇌만 발달시킬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너무 어린 나이에 디지털 기기에 노출되면 뇌의 균형이 깨져 자율신경계에 악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

어른이 방치할 때 문제 커져
하지만 이런 위험에 대한 인식은 낮은 편이다. 올해 2월 경희대 경영대학원에서 발표된 ‘유아교육용 스마트폰 앱에 대한 부모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9%가 유아교육 관련 스마트폰 앱을 접해 봤다고 답했다. 36개월 이상의 아이를 둔 부모들은 대부분 사용해 봤다고 했다. 두 돌이 채 되지 않은 아이를 둔 부모 중에서도 85.7%가 이미 접해 본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중 63%는 스마트폰 앱을 통한 학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어른은 편하고, 아이들은 재미있어 하니 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또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실시한 인터넷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만 3~9세 아이들 중 85.5%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1회 이상 이용하는 아이도 전체의 65.8%에 이른다. 2006년 보고서에도 우리나라 유아 2명 중 1명이 매일 컴퓨터를 이용하며, 평균 3.2세부터 인터넷을 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양에 사는 다섯 살배기 여자아이인 지수가 그런 사례다. 지수는 유치원에 다녀온 다음부터는 오후 내내 엄마를 졸졸 따라다니며 “아빠 언제 와?” 하고 묻는다. 아빠가 보고 싶어 기다리는 게 아니다. 아빠가 쓰는 태블릿 PC를 가지고 놀고 싶어서다. 지수는 태블릿 PC의 앱을 통해 ‘뽀로로’나 ‘뿡뿡이’ 같은 캐릭터와 노는 데 익숙해졌다. 이젠 태블릿 PC는 지수에게 또 다른 유치원이나 다름없다.

지수처럼 대부분의 아이는 처음엔 부모의 손에 이끌려 디지털 기기에 접촉하게 된다. 교육에 관심이 많은 우리나라 부모는 좋다고 소문 난 콘텐트가 있으면 매체를 마다하지 않는다. 대부분 한글이나 영어 등을 익힐 수 있는 교육 콘텐트부터 접하도록 한다. 하지만 이 중엔 게임 형식이 많다. 지난해 6월 한국디지털콘텐츠학회에서 조사한 ‘스마트폰의 교육용 애플리케이션 동향분석’에 따르면 유아 및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애플리케이션 중에선 게임을 활용한 방식이 두드러졌다. 아이들의 흥미를 끌어 학습동기를 유발하기 위해서다. 이 같은 학습효과엔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원수경 심리상담전문가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의 프로그램들은 주로 시청각 자극에 따른 눈의 움직임과 간단한 손가락 터치만 사용토록 하므로 두뇌발달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돌 이전 노출되면 중독 가능성도”
어쨌든 아이들은 이를 통해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게임에 익숙해진다. 그러나 이게 지나치면 본격적으로 게임에 빠져드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게임 형식의 프로그램이 아니라도 디지털 기기의 자극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유아교육용 스마트폰 앱에 대한 부모 인식 조사’에서 부모들은 유아용 앱의 화려한 그래픽과 사운드 효과에 아이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였다고 답했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해당 앱의 인기 캐릭터에 끌리지만, 결국에는 영상·소리 자극에 빠져든다는 것이다. 곧 돌이 되는 딸을 키우는 회사원 정모씨는 “아이가 한참 울다가도 태블릿 PC의 앱을 구동해 쥐여 주면 한참 동안이나 조용히 몰입하곤 한다”고 말했다.

아동기, 특히 유아기의 디지털 기기의 사용은 뇌 발달뿐 아니라 인지·정서적 능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디지털 기기의 사용과 ADHD 사이에 무엇이 더 먼저인지 인과관계를 밝히기는 쉽지 않다. 다만 두 가지가 서로 상승효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심한 경우 자폐증과 유사한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다른 사람과 눈을 맞추기 어려워하고 질문에 동문서답을 하는 등 타인과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 연세대 의대 신의진(소아정신과) 교수는 “돌 이전부터 하루 2시간 이상씩 디지털 자극에 노출된 아이들은 점점 중독이 되고, 의사소통 및 사회성 발달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른 나이에 디지털 기기에 노출되면 아이의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외국에서는 이미 경고의 목소리가 높다. 미국 소아과학회에서는 특히 영·유아용 영상매체의 유해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2006년에는 다음과 같은 강력한 권고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2세 미만의 아이는 절대로 TV를 봐서는 안 된다. 부모는 소아과 의사를 찾아갈 때 아이의 병력과 함께 TV·인터넷 등의 접촉 경력도 함께 말해야 한다.”

생후 1년에서 3년 사이에 TV를 장기간 시청한 아이들은 만 7세가 되었을 때 주의력 결핍의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도 내놓았다. 정신과적인 ADHD 진단까지는 아니더라도 집중력 부족으로 학습에 문제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에선 TV 시청 시간이 1시간씩 늘어날 때마다 ADHD 발생 위험이 10%씩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급속히 보급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는 TV보다 더 높은 상관관계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추론이 나온다. ‘전자 놀이터’의 확산과 ADHD의 증가는 필연적이라는 분석이다. ADHD는 소아청소년 정신질환 중 가장 흔하고 중요한 질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ADHD 진료 환자수가 최근 6년간 약 세 배 증가했다.



안녕하세요.
밸런스브레인입니다.

중앙선데이 잡이에 실린 뇌 불균형과 관련된 기사를 소개합니다.
참고하세요.

기사 원문 : http://sunday.joins.com/article/view.asp?aid=22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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