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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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스마트폰 방이 되어버린 교실     2013-01-15
교실에 관찰 카메라를 설치하면서도 사실 반신반의했습니다. 아이들이 정말 스마트폰을 많이들 쓸까. 아무도 안 써서 아이템 자체가 꽝이 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컸던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수업이 끝난 후, 녹화된 화면을 돌려보면서 제게는 더 큰 다른 종류의 걱정이 생겼습니다. 처음 우려했던 것과 달리 많은 아이들이 시도때도 없이 스마트폰에 빠져 있는 모습을 보면서, 이건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심하지 않은가 싶은 마음이 든 겁니다. 충격이 적지 않았습니다.

이 공간을 빌어 먼저, 촬영을 허락해주신 교장, 교감 선생님과 담임 선생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외식 자리 촬영을 선뜻 도와주신 가족분들께도 더할 나위 없이 감사드립니다.

촬영은 학교에서는 선생님들만, 외식 자리에서는 부모님들만 아시는 상태에서 진행됐습니다. 별다른 조건 없이 이 날 하루만큼은 아이들에게, 자녀들에게 스마트폰 사용과 관련해 별다른 제지를 하지 말아달라고만 부탁드렸습니다. 도와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아이들이 모르게 하려다보니, 이른 아침 등교 시간 전에 카메라를 설치해야 했고, 모두 6대의 카메라에서 각각 6시간 넘게 촬영된 분량을 모니터하다보니 그 양도 엄청났습니다. 다행히 수업시간에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친구들이 없었지만, 교실 문을 열 때부터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던 친구들은 쉬는 시간에도 좀처럼 스마트폰을 손에서 내려놓지 못했습니다.

중간중간 들려오는 욕설들과 탄성, 특히 한 반에 서너명의 아이들은 중독이 의심스러울만큼, 틈만 나면 스마트폰을 들여다봤고, 점심 시간이 되자 마치 pc방처럼 전체 교실에서 딱 한 명의 학생을 제외한 모든 학생이 혼자서 또는 모여 앉아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모습이 한편으로는 너무나 마음 아팠습니다.

친구들과 한참 떠들고, 뛰어놀아야 할 쉬는 시간과 점심 시간에 고작 4-5인치 밖에 안되는 화면에 갇혀 헤어나오지 못하는 아이들. 각자의 삶 속에서 일어난 일들을 나누고, 정을 나눠야 할 가족과의 식사 시간에도 스마트폰에 갇힌 아이들.

딸 아이가 한 손에는 스마트폰을, 한 손에는 젓가락을 들고 있었는데도 어머니는 평소보다 심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음식이 맛있어서인지, 아들은 평소보다 훨씬 덜 했다는 얘기였습니다. 보급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스마트폰이 가족간의 대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훼방꾼이 돼버린 겁니다. 같은 자리에 앉아서 같은 음식을 먹지만, 그 순간에도 각자의 삶을 살고 있는 거라는 어머니의 말씀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사용을 제지하려 할 때마다 전쟁을 치뤄야 하기 때문에, 각자의 삶이 바쁘기 때문에 가정에서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막기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어떤 학교에서는 스마트폰이 소위 문제 학생을 쉽게 컨트롤 할 수 있는 순기능도 있다고 얘기합니다. 다른 친구들 수업을 방해하지 않고 하루종일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다 하교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갈등과 예상치 못한 순기능(?)이 있다고 할 지라도,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해야 할 또 다른 이유가 있었는데요,

일반 어린이와 스마트폰에 중독된 어린이의 뇌기능을 테스트한 결과가 너무나 달랐기 때문입니다. 먼저, 스마트폰의 시각적인 것에 많이 노출되다보니 좌.우뇌의 불균형 발달이 나타났습니다. 또, 소위 \'팝콘 브레인\'이라고 해서, 강한 자극에는 반응을 하지만 작은 자극에는 반응을 보이지 않게 됐는데, 스마트폰 게임의 자극적인 화면에 끊임없이 노출되다보니 나타난 현상이었습니다. 그보다 시시한 현실 세계에서는 감각이 많이 떨어지고 주의력이 떨어지는 증상인 겁니다.

취재 중에 만난 한 어머니는 우리 아이는 그럴리 없다며 결과지를 받아보고도 믿을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셨습니다. 물론 검사 결과를 믿고 싶지 않으셨을테고, 의심조차 해 본적 없으시겠지만, 우리 아이들 중 상당수는 이미 스마트폰 때문에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는 겁니다. 10대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벌써 사용 제한에 대한 입법 청원 운동이 일어나고 있을 정도로 사회 구성원 상당수가 알고 있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설마 우리 아이는 괜찮겠지, 잠깐 저러다 말겠지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요.어른들은 잘 모를 수도 있지만,

스마트폰 게임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저도 이번에 아이들에게서 배운 게임을 붙들고 상당시간 씨름할만큼 큰 재미를 느껴봤습니다. 그렇게 재미가 있으니, 하지 말아야 한다는 걸 안다면서도 아이들은 빠져듭니다. 스티브 잡스를 욕해야 할까요, 삼성전자를 탓해야 할까요. 굳이 법이 제정될 때까지 기다릴 게 아니라,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 각자의 가정에서, 학교에서 아이들을 스마트폰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줘야 할 때입니다.

기사출처 : http://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1493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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