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경향] 갓 입학한 자녀 자주 멍해도 ADHD가능성
2013-03-21
개학한지 일주일이 지났다. 대다수 부모들은 이쯤 되면 자녀의 학교생활이 궁금해진다. 특히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자녀를 둔 경우엔 더욱 그렇다. 자녀가 친구는 많이 사귀었는지, 담임은 어떤지 등의 궁금증이다.
이때 자녀의 행동양상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등교하기를 싫어하거나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일 수도 있어 담임교사와 함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자녀가 자주 ‘멍’하게 있거나 지나치게 활발한 경우 ADHD를 의심해 볼 수 있다.
ADHD는 초등학교 입학 전·후 연령대에서 가장 흔히 관찰되는 질환 중 하나다. 미국정신의학협회에서는 이 질환에 대해 ‘발달적으로 부적절한 주의력과 (혹은) 비정상적인 활발함, 그리고 충동적인 성향이 심각하고 지속적이라 아동의 일상생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상태’라고 정의한다.
전 세계적으로 3~20% 정도의 어린이들이 이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각 나라별로 문화에 따라 산만하다고 생각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보고되는 빈도 역시 나라마다 차이가 있다.
국내 진료인원 6년 새 238% 증가
국내에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지난 2003년부터 2009년까지 ADHD진료인원을 조사한 결과 2003년 1만8967명이던 환자수가 2009년 6만4066명으로 집계돼 6년 새 238%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질환은 여자아이들보다 남자아이들에게서 3~9배 정도 흔히 발병이 되는 특징이 있다. 유아기부터 행동 상 특징을 보이기도 하지만 대다수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문제행동들이 뚜렷해진다.
원인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 출생 시 미세한 뇌손상, 신경화학적 요인, 신경생리학적 요인 등 다양한 요인이 연관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엔 뇌의 전두엽에서 억제기능이 감소돼 생긴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밸런스브레인 변기원 대표원장은 “ADHD의 원인은 좌ㆍ우뇌의 불균형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뇌의 불균형을 가져오는 것은 유전적인 원인보다는 환경적인 원인이 더 크다”고 말했다.
학습장애로 이어져···세심한 주의 필요
주요증상은 유아기에는 많이 울고 달래도 잘 달래지지 않고 작은 자극에도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초등학교에 다니기 이전 연령의 아이들은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고 무엇이든 자기 마음대로 하려는 경향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받는 경우가 흔하다.
유치원이나 학교에서는 일정한 규칙과 수업시간이 존재하는데 이들은 꾸준히 앉아 있기를 어려워해 계속 움직이거나 떠들어 전체 수업을 방해하는 일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집중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산만한 증상을 나타내고 사소한 일에도 다 참견하는 모습을 보인다. 문장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을 어려워하고 특히 공부하는 데 어려움을 느껴 학습장애를 동반하기도 한다.
이밖에도 학교에 준비물 등을 제대로 가져가지 못하거나 남들에게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흔하고 행동속도 조절에 어려움이 있어 지나치게 활동적이거나 충동적인 경향을 보인다.
진단은 6개 이상의 주의력결핍증상이나 과잉운동장애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나타날 때 내려진다. 발달수준에 비해 적응능력에 장애가 있고 증상의 일부가 7세 이전에 나타나며 증상이 적어도 2군데 이상(학교와 집)에서 나타날 때 진단이 가능하다.
서울대보라매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지은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ADHD는 주의가 산만하고 지나치게 활발한 아이들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얌전한데 학습이 잘 안되고 멍한 상태가 잦은 아이들도 ADHD일 확률이 높다”며 “개학 이후에 부모와 학교 담임교사가 세심하게 관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