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보다도 푹푹찌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에 오히려 손발이 찬 수족냉증으로 고생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실내에 오래 머무는 학생이나 직장인들이 수족냉증을 겪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겨울 질환으로 알고 있는 수족냉증과 안면홍조는 사실 여름에 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자율신경에 이상이 왔다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여름, 특히 7, 8월은 습하고 덥기로 유명하다. 장맛비나 태풍이 지나가는 며칠을 제외하곤 이제 정말 무더위를 이길 일만 남았다. 문제는 기온이 높아질 수록 에어컨 가동률도 높아진다는 사실이다. 여름에는 덥고 땀이 나는 게 정상인데 도시의 현대인들은 하루 중 더위를 느끼는 시간이 채 30분을 넘을까 말까다. 가정은 물론이고 대중교통과 사무실에서도 에어컨은 풀 가동된다.
인류의 신체는 몇 백만 년 동안 계절의 극심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적응하거나 진화해 왔다. 극심한 더위와 추위는 피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여름에는 어느 정도의 더위를, 겨울 또한 어느 정도의 추위를 겪는 것이 오히려 건강에 좋다. 그러나 불과 100여 년 만에 우리의 여름은 에어컨에게 더위를 내주고 말았다. 국내에서 에어컨이 상용화된 것은 불과 30년이 채 되지 않은 일이다.
변한의원의 변기원 박사는 “더운 여름날 시원한 실내에 들어오면 순간 기분도 좋아지고 활력도 돈다. 그러나 우리 몸은 추위를 느낄 정도로 시원한 여름에 맞춰 설계된 시스템이 아니다. 바깥 기온과 5도 이상 차이 나는 실내 환경에 오래 노출될 경우 자율신경에 이상이 생기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강조했다.
자율신경계란 체온이나 혈압, 소화, 심장 박동, 땀 분비 등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 없이 인체가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신경계를 통칭한다.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로 나뉜다. 교감신경이 흥분되면 반대로 부교감 신경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한쪽으로 치우치게 되는데 이를 길항 작용이라고 부른다.
변기원 박사는 “자율신경계 조절능력이 떨어지면서 자율신경실조증을 겪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만성적인 에어컨 사용과 과도한 스트레스,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 등 환경적 요인과 함께 잘못된 식습관이 그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율신경에 문제가 생기면 온 몸의 염증지수가 높아진다. 반대로 장 기능이 떨어져 영양소들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으면 자율신경계를 조절하는 뇌에 염증반응을 일으켜 자율신경실조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율신경 이상 증상은 다양하다. 신경이 예민해지거나 두근거림이 지속되는 경우, 호흡이 가빠지는 경우도 의외로 많다. 변한의원에서는 자율신경실조증을 자가진단할 수 있는 테스트 항목들을 제공하고 있다. 아래 30가지 항목 중 본인이 10가지 이상에 해당될 경우 생활 습관이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20가지 이상에 해당되면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2015. 07. 21 원문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JG61&newsid=01945046609436816&DCD=A00706&OutLnkCh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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