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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잠 못들고 칭얼대는 아이 '유당불내증' 의심     2015-12-15
태어난지 9개월 된 동수는 아직도 목을 못 가눈다. 목을 가누지 못하니 눈 맞춤도 적고 밤에는 꼭 한 시간이 넘도록 울고 칭얼댄다. 낮에도 잘 자지 않고 꼭 누군가의 품에 안겨서야 겨우 잠든다.





한의학에서는 아이가 밤에 자주 우는 것을 ‘야제’라 칭한다. 상담을 통해 9개월 동수의 주식이 산양 분유라는 걸 들은 순간 ‘유당불내증’이 의심됐다. 응용근신경학의 이론을 통대로 검사를 해보니 역시 유당불내증이었다. 

유당불내증은 우유에 들어있는 유당 ‘락토오스’를 분해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유당이 장에서 소화되기 위해서는 유당분해요소인 ‘락타아제’가 필요한데 이 ‘락타아제’가 충분하지 않으면 유당불내증을 겪게 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우유를 먹으면 속이 더부룩해지거나 배탈이 나는 경우다. 

약 처방보다 식생활을 바로 잡는 것이 우선이었다. 동수 엄마를 설득해 유당이 적은 분유로 바꾸게 하고, 아이 발달이 늦어지게 하는 원시적 조건반사를 없애주는 운동법을 알려 주었다.

2주가 지나자 아이에게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밤에 잘 울지 않고 깊은 잠을 자기 시작했고 사람 손을 타던 아이가 이제는 낮에도 심지어 혼자서 한 시간 가량을 놀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눈 맞춤이 현저히 좋아졌다. 

우리는 흔히 우유를 완전식품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유전적으로 우유를 소화시키지 못하는 경우는 의외로 흔하다. 인류의 85%가 유당불내증을 겪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유전적 소인으로 부모 중 한 명 이상에게 유당분해효소가 없을 경우 그 자녀 또한 우유를 소화시키지 못할 확률이 높아지는데, 그런 아이에게 우유는 독이 될 수 있고 심각하게는 발달을 늦출 수도 있다. 

유당 분해효소가 없는 아이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증상은 우유를 먹고 잘 토하거나 깊은 잠을 자지 못해 잘 깨는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아이들은 자다 일어나서 우는 일이 많고 자랄수록 감기나 아토피, 비염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심한 경우 몸에 경련이나 경직이 일어나는 뇌전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그러니 아이가 많이 운다고 부모가 먼저 지쳐 짜증내지 말고 혹시 우리 아이가 유당불내증은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또래보다 발달이 늦은 면이 보이거나 면역력이 떨어져서 오는 증상들이 발견된다면 지금 먹고 있는 우유가 아이 몸에 맞는지부터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2015. 12. 08. 이순용 기자] 원문 ▶ http://me2.do/F2Gfkm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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