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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직장인 질환 인터뷰┃속쓰림과 역류성식도염이 일상이 된 여성 직장인 1편     2015-12-22
젊은 여성 직장인들이 병원을 찾는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본격화된 이후 눈에 띄게 달라진 변화다. 

변기원 변한의원 대표원장은 “직장을 다니면서 받게 되는 스트레스와 과중한 업무가 가장 큰 문제다. 개인차가 있지만 대부분의 여성은 남성에 비해 근육량이 적고 감각기관은 더 발달해 있어 스트레스 상황에서 몸에 이상이 더 빨리 찾아온다. 쉽게 말해 몸은 약한데 매일같이 야근을 하면서 몸을 혹사시키니 아플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거기에다 현대 여성들은 남성, 직장, 사회로부터 ‘외모 가꾸기’를 강요 당하고 있다. 세대를 불문하고 다이어트와 성형으로부터 자유로운 한국여성이 있을까 싶을 정도다. 초등학생들도 다이어트를 한다며 음식을 거부한다. 먹지 못하는 스트레스는 결국 거식증이나 폭식증과 같은 악순환을 만든다. 

최근 한의원을 찾은 조미정(가명·여·27) 씨의 경우도 여느 사람과 다르지 않았다. 아주 고질적이고도 공통적인 현대판 여성 직장인의 증상을 가지고 있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야근이 거의 없는 직장생활을 하는데다 꾸준히 운동을 한다는 것이었다. 평소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이 있고, 거기에 매일 몸에 활력을 줄 수 있는 운동까지 할 수 있는 직장인은 흔치 않다. 좋은 신호였다. 

그런데도 조미정 씨는 평소 만성적 속쓰림과 심각한 위장장애를 겪고 있다고 했다. 가족력이 아니라면 결국 식습관에 문제가 있을 확률이 높았다. 속단을 하기 전에 상담을 진행했다. 위장장애를 겪는 20~30대 여성 직장인들이라면 공감할 만한 조미정 씨와 인터뷰를 통해 알아본다. 







Q. 본인의 평소 성격은? 

- 완벽주의적인 성격이다. 뭐든지 미리 준비해야 하고, 일을 끝내놓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해 스트레스를 받는다. 스케줄을 그날, 일주일, 한달까지 미리 세워놓고 실행한다. 계획이 틀어졌을 경우 굉장히 스트레스 받는다. 


Q. 특정 질병에 대한 가족력은? 

- 질병에 대한 가족력은 없다고 봐도 좋다. 오히려 가족들은 소화기가 강하다. 아버지나 동생은 먹고 바로 누워도 소화가 잘 된다. 나 같은 경우 중고등학생 시절까지 잘 먹고 통통했는데 급격한 다이어트를 하면서 위가 줄어들고 난 후 역류성 식도염 등의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괜찮다가 과식하면 음식물이 역류했다. 이후 대학시절 식사를 거르거나 밥 대신 과자를 먹는 불규칙적인 식습관을 가지면서 속쓰림이 시작됐다.


Q. 어떤 일을 하며 일의 강도와 분위기는 어떤가? 

- 현재 출판 편집 업계에 종사하고 있다. 일의 강도가 세지는 않지만 집중하는 시간이 있다. 오전 오후 하루 2번 마감이 있는데, 마감 전 2시간 동안은 모든 신경을 곤두세운다. 틀린 글자나 오류가 있는지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일이 개별적이고, 부서 연령도 30대 중반~40대 초중반으로 젊은 편이라 개인주의적인 경향이 강하다. 식사는 3, 4명씩 그룹지어 먹는데 빠져도 크게 눈치주진 않는다. 회식 분위기도 자유롭다. 술은 먹고 싶은 사람만 마신다. 


Q. 일과 휴식의 패턴은 어떠하며 주말에는 주로 무엇을 하나?

- 일상이 루틴한 편이다. 주로 회사-집-운동 패턴이다. 아침 6시 30분 출근, 점심에 운동, 야근은 거의 없이 4~5시 퇴근, 저녁에는 운동을 한다. 올해 봄부터 살이 빠지면서 체력이 떨어졌지만 오기로 버텼다. 그만두면 더 체력이 떨어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주말 하루는 남자친구와 하루종일 데이트를 하고 보통 두끼 정도 함께 외식을 한다. 


Q. 담배나, 커피, 술, 간식 섭취 습관은 어떤지? 

- 담배나 술을 일절 안한다. 좋아하지 않고 몸에 받지도 않는다. 소주 반잔만 마셔도 얼굴이 새빨개진다. 한달에 한 잔도 마실까 말까 한다. 대신 간식과 주전부리를 달고 산다. 한때의 모토가 ‘밥 대신 빵을, 밥 대신 과자를’ 일 정도. 집에 간식 통에는 과자가 늘 꽉 차있다. 냉동실에도 각종 케익, 마카롱, 빵 등이 밀봉 포장돼 있다. 무엇이든 먹고 싶을 때는 대비해서 쌓아둔다. 우유나 두유가 들어간 달달한 음료도 좋아한다. 커피를 마시러가면 프라푸치노에 시럽과 휘핑크림 추가는 필수다. 


Q. 식사 종류와 식사 시간은 어떤가?  

- 불규칙한 편이다. 출근이 일러 아침을 잘 챙겨먹지 못한다. 아침은 주로 천마차콘프레이크와 요거트로 간단하게 해결한다. 점심에는 회사 근처에서 운동 후 샐러드나 고구마, 떡 등 간단하게 섭취할 수 있는 것 위주로 먹는다. 저녁에는 수영을 가기 때문에 식사할 시간이 없다. 운동을 다녀와서 과일이나 주전부리를 먹고 식후 2시간 내로 잠이 든다. 

사실 주말에도 위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이 대부분이라 잘 먹지 못한다. 식사시간이 남들에 비해 길다. 유난히 입이 심심하다. 식사를 짧게 끝내기 보다는 오래오래 먹는 편이다. 밥알도 하나하나 굴려먹을 정도다. 하루 중 공복일 때가 거의 없다. 사탕이든 단 음료든 입에 항상 뭔가를 물고 있다.  


Q. 운동을 한다고 했는데 어떤 운동을 얼마나 자주 하나?

- 최근 3년간 수영과 필라테스를 주 3회씩 했다. 처음에는 다이어트 목적으로 시작했다. 식후 바로 운동을 하면 음식물이 역류해서 주로 공복에 했다. 저녁은 운동을 다녀와서 과일이나 고구마 등으로 가볍게 섭취했다. 올 봄부터 몸이 좋지 않고 체력이 떨어지면서 근력운동은 거의 못하고 스트레칭만 한다는 기분으로 가볍게 운동하고 있다. 


Q. 겪고 있는 소화기 장애의 증상은 어떤가? 

- 수년전 가벼운 역류에서 시작해 최근에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소화불량이 심해졌다. 심지어 물을 잘못 들이켜거나 알약을 잘못 삼켜 체하기도 했다. 식사량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반년 새 7kg이 넘게 빠졌다. 먹지 않아도 배고 고프지 않고, 두숟갈만 먹어도 속이 더부룩하다. 먹고 나면 하루종일 위와 장에 가스가 찬다. 아침에 눈을 뜨면 전날 먹었던 게 소화되지 않아 그득하다. 눈 떠 있는 시간 내내 속이 불편하고 모든 신경이 위에 쏠려 있다. 

식후 세 가지 증상이 있다. 첫째, 조금이라도 과식하면 신물이나 음식물이 역류한다. 가장 일상적이다. 목구멍으로 음식물이 올라오면 틀어막기를 반복했다. 둘째, 특정 음식을 먹었을 때 속이 쓰리고 신물이 올라왔다. 나 같은 경우 팥이 그랬다. 셋째, 고기 같이 질긴 음식을 과하게 먹으면 위가 꽉 막혔다. 내가 겪은 가장 최악의 증상이다. 이럴 때는 일주일동안 아무것도 먹을 수 없다.  


Q. 내원 전, 소화가 잘 되지 않을 때마다 어떻게 대처했나?

- 약에 의존했다. 처음에는 약국에서 파는 액상소화제를 마셨다. 마시면 쓱 하고 얹힌 게 내려갔다. 2주에 한번 마실까 말까 하던 횟수가 일주일에 한번, 일주일에 세 번까지 늘어났고 부작용이 나타났다. 위를 뚫고 내려가지 못한 약 기운이 얼굴로 올라와 마치 술에 취한 사람처럼 얼굴이 빨개졌다.  

이후 내과를 전전했다. 의사들이 처방해준 약들은 대부분 제산제, 위기능촉진제 등이었고 효과는 거의 없었다. 그렇게 네 번째 방문한 내과에서 증상을 가라앉히는 약을 찾았다. 알프람이라는 신경안정제가 반 알 들어간 처방이었다. 그 의사에게 따로 한달치를 부탁해서 식후 속이 좋지 않을 때, 식전 소화가 잘 되지 않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 때 이틀에 한포 이상씩 먹곤 했다.

[다음편에는 한의학적 진단과 치료과정 등이 연재됩니다]

 

 

[2015. 12. 22. 이순용 기자]
원문 ▶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JG61&newsid=02069686609601144&DCD=A00706&OutLnkCh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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