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틱 장애와 뚜렛증후군
2014-10-21
직장인 최모(37)씨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튀어나오는 행동과 말 때문에 낮선 곳에서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렵기만 하다고 털어놨다. 최씨는 또 이런 이상증상 때문에 다른 사람과 스스럼없이 어울리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자존감도 크게 떨어져 생활하기가 힘들다고 호소했다.
그동안 최씨를 괴롭힌 것은 다름 아닌 ‘틱 장애’였다. 틱 장애는 주로 소아기에 나타나는 병으로 7∼11세 때 가장 흔하다. 통계적으로 어린이 중 약 10∼20%가 일시적이나마 틱 장애를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틱 장애는 성장하면서 좋아지는 경우가 많지만 20세 이후에도 틱 장애를 계속 앓는 환자들이 적지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틱 장애 환자 수는 2010년 1666명에서 2012년 2914명으로 불과 3년 사이 1.7배 늘어났다.
틱은 운동틱, 음성틱, 감각틱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운동틱은 눈동자를 굴리거나 머리를 좌우 앞뒤로 흔드는 이상 운동 증상이다. 음성틱은 헛기침을 하거나 코를 킁킁거리며, 욕을 하는 것과 같이 소리로 표현되는 이상 증상을 말한다. 감각틱은 목이나 다른 근육이 뻐근하다는 느낌을 받거나 불안, 초조, 분노 등과 같은 이상 정서를 자주 느끼는 상태다.
이런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 1년 이상 지속되면 뚜렛증후군(Tourette’s Disorder)으로 진단된다. 뚜렛증후군이란 한 마디로 틱 장애가 1년 이상 계속된 상태를 가리킨다.
틱 장애는 뇌기능 저하로 인해 발생한다. 특히 뇌 심부(深部)에 있는 ‘기저 핵’이라는 영역의 기능이 약해지면 음성이나 행동제어에 문제가 생기고, 이 때문에 틱 장애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설명된다.
그런데 한의학에선 이런 뇌기능 저하가 장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기도 한다. 장 건강이 좋아야 뇌기능도 약해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실제 필자의 한의원에서 틱 장애 및 뚜렛증후군 상담을 받은 성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0%가 장내 환경에 크고 작은 문제를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장에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 중 80%가 들어있고, 유익균과 유해균이 85:15%의 비율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유전이나 외부 요소로 인해 이런 장내 세균의 균형이 깨지면 장벽이 면역세포 보호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되고, 그로 인해 생성된 독소들이 혈관을 따라 뇌까지 흘러들어 뇌기능을 떨어트리게 된다. 따라서 틱 장애를 극복하려면 틱 증상을 완화시키는 신경전달물질 투여와 더불어 뇌기능과 기저 핵의 기능을 강화하는 운동 및 훈련이 필요하다. 만약 장내 환경에 문제가 있다면 반드시 장 기능을 회복시키는 치료도 병행해야 한다.
변기원(변한의원 대표원장)
2014년 10월 20일 기사입니다.
*기사출처: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2817767&code=14130000&cp=n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