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세 여성 조미정 씨는 만성 속쓰림과 위장장애를 오랜 기간 겪어온 직장인이다. 수년 전 가벼운 역류성 식도염에서 시작해 최근에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소화불량이 심해졌다.
조 씨의 위장장애는 대학을 다니던 20대 초반 식사를 거르거나 밥 대신 과자를 먹는 불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시작됐다. 부모로부터 건강한 식습관을 물려받은 사람들도 대학이나 직장 생활을 하면서 흔히 겪는 일이다.
다음은 위장장애를 겪는 20~30대 여성 직장인들이라면 공감할 만한 조미정 씨와의 두 번째 인터뷰 내용을 변기원 변한의원 원장의 도움말로 정리해 본다.
Q. 결국 양학이 아닌 한의학을 선택한 이유가 뭔가?
A. 내과 처방약은 분명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그때뿐이었다. 증상이 완화되는가 하면 또다시 증상이 반복됐다. 겉으로 드러난 증상 외에 내가 겪고 있는 소화 장애의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싶었다.
Q. 처음 내원했을 때 변한의원에서 어떤 진료를 받았나?
A, 생각보다 굉장히 체계적이고 과학적이었다. 일반 한의원에서는 오로지 한의사의 진맥을 통한 치료가 이뤄지는데 반해 이 한의원에서는 다양한 장비를 활용했다. 장과 뇌가 서로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며 눈동자 움직임, 거리, 속도 등을 측정하기도 했다. 진맥 외 여러 데이터를 활용해 객관적인 내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Q. 한의학에서 이야기하는 체질과 진단에 대한 생각은?
A, 나는 여러 가지 정황상 스스로 소음인인줄 알고 살았다. 그런데 이번에 식재료 민감도 테스트 결과 열이 굉장히 많은 소양인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위는 튼튼한데 장에 문제가 있다는 진단이었다. 약을 먹고 경과가 좋아지니 진단에 신뢰가 갔다. 내가 그 동안 소음인인줄 알고 먹었던 것들이 어쩌면 내게 독이었고 병을 더 악화시켰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Q. 한의원의 처방 후 식생활은 어떻게 바꿨는지 설명해달라.
A, 변한의원에서는 약을 먹으면서 먹지 말라는 게 매우 많았다. 우선 밀가루, 우유, 설탕은 피했다. 평소 즐겨먹던 빵, 과자, 초콜릿, 사탕 등은 물론 프라푸치노, 바닐라 라떼, 아이스크림 등도 끊었다.
떡이나 과일을 피하라고 했지만 가끔 먹었고, 하루에 꼭 쌀, 고기는 챙겨먹었다. 간식으로는 고구마 말랭이, 쥐포, 생 견과류 등을 먹었다. 그리고 감식초를 마셨다. 아침 공복에 한 스푼, 식사 전후에 한 스푼 등 생각날 때마다 먹었다. 먹고 나니 확실히 위의 더부룩함이 덜했다.
Q. 약을 복용하고 식생활을 바꾼 후 몸에 어떤 변화가 찾아왔나?
A, 1, 2주차에는 위가 한결 편해진 반면 장이 불편했다. 장에 가스가 차고 처음 며칠간은 설사도 했다. 장내 곰팡이 균을 없애준다고 했는데, 정말 장 속에서 유해균과 유익균이 치열하게 싸우는 느낌이었다.
3, 4주차에는 슬슬 소화가 잘 되면서 배고픔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5, 6주차에는 먹는 양도 늘었다. 보통 사람들의 1/3에서 최대 절반까지는 거뜬했다. ‘공복-소화’ 선순환이 이뤄지다 보니 예전에는 먹어도 스트레스, 먹지 않아도 스트레스였던 내가 식사시간을 즐기기 시작했다. 이후 과식을 하지 않는 선에서 후식으로 아메리카노나 과일주스까지 먹을 수 있는 정도로 호전됐다. 4kg정도 몸무게가 늘었다.
Q. 치료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은?
A, 고비는 있었다. 분명 식단을 잘 지켰는데도 위가 꽉 막힌 기분이 들 때가 더러 있었다. 예전에는 워낙 빈번한 증상이라 그러려니 했는데 평소 컨디션이 좋다가 갑자기 안 좋아지니 당황스러웠던 것 같다. 병에 있어 완치란 없다고 생각을 바꾸고 앞으로 지속적인 관리를 하는 것으로 목표를 선회했다.
[2016. 02. 05. 이순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