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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면 살 빠진다? 유전자와 장내세균 먼저 잡아야

2017-05-19

아동청소년기에 비만이 되면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확률이 매우 높다. 식습관과 생활습관이 정립되는 아동기에 비만을 치료하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서도 비만의 악순환을 탈출하기 어렵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비만이 초래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은 연간 6조 7,695억 원에 달한다. 현대 사회에서 비만 때문에 개인이 겪는 괴로움은 더는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균이미지입니다.

 

 

소아 비만의 원인을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치료가 어렵다. 특히 영유아와 아동기 아이들의 비만을 치료하면서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면 살이 빠진다’라는 식의 단순한 접근을 해서는 안 된다. 정상체중인 사람들 대부분이 좋은 음식을 적정량 먹으면서 꾸준하게 운동하는 사람들인가?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안타깝게도 비만 인자는 타고나는 경우가 많다. 

 

최초의 비만 유전자로 불리는 FTO 유전자(Fat Mass and Obesity Associated)의 염색체 변이를 두 가지 이상 가진 상태로 태어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살이 잘 찐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다수 발표돼 있다. 이외에도 비만에 관여하는 유전자는 염색체 200개에서 발현한다. 예를 들어 1번 염색체 NEGR1, 4번 염색체 GNPDA2, 18번 염색체 MC4R 등이 비만을 유발하는 유전자로 대표적인 역할을 한다. 

 

장내세균의 종류와 양도 비만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다. 장내세균과 비만의 상관관계는 이미 학계에서 유의미한 연구 결과들이 많지만, 지난해 9월 예일대학교가 ‘임상내분비대사학저널(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 Metabolism)’에 발표한 연구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해당 저널에 따르면 소아 비만한 아이들과 정상 체중 아이들의 장에 서식하는 특정 균의 양이 현저하게 달랐다. 장내 세균은 출산과 모유 수유 과정에서 상당 부분 엄마로부터 물려받기 때문에 이 또한 개인의 체질에서 벗어날 수 없다. 

 

장내세균을 분석해보면 비만한 사람들의 경우 소장의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진 사람들이 다수 발견된다. 소장을 보통 단순한 소화기관으로 여기는데 인체에서 가장 큰 면역기관이 바로 소장이다. 이 면역기관의 기능이 저하되면 음식이 제대로 분해되지도 않고 흡수되지도 않는다. 

 

장 기능이 떨어지면 소장의 융모 간 틈이 벌어지면서 각종 독소, 유해균, 글루텐, 카제인 분자 등이 혈관으로 침투해서 혈액을 오염시킨다. 탁해진 상태의 혈액이 체내를 이동해 뇌에 공급되면 자율신경계를 조절하는 뇌에 염증반응이 일어나 자율신경계이상을 겪게 된다. 장 기능 저하가 뇌 기능 저하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이다. 

 

비만은 대사 질환만이 아니라 장기능저하, 뇌기능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질환이다. 비만을 개인의 식습관, 생활습관 문제로 치부하고 이를 교정하는 데만 집중한다면 빠르게 늘어가는 비만 인구를 줄이는 데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다. 

 

유전적으로 대사율이 떨어지고 비만이 되기 쉬운 사람들에게 적게 먹고 운동하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것은 효과도 없지만, 전문성이 떨어지는 처방이다. 특히 소아비만이나 오랜 비만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유전자분석이나 장내세균분석을 통해 개별 취약점을 파악해 이에 맞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변기원 (한의사)>

원문: http://www.hidoc.co.kr/news/interviewncolumn/item/C0000225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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