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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학교 우유 급식, 유당불내증 있는 경우 우유 섭취법은?

2017-07-31

최근 교육부에서 전체 학교에 우유급식을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우유 섭취를 통해 영양 불균형을 해소하고 청소년들의 건강과 신체 발달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영양소가 풍부한 식품을 모든 학생들에게 무상으로 공급한다는 취지는 훌륭하나, 이는 의학적으로 위험할 수 있는 발상이다. 한국인은 세 명 중 무려 두 명이 유당을 잘 분해하지 못하는 체질에 속하기 때문이다.

 

 

 

 

유제품, 특히 우유는 한국 성인의 75%에 해당되는 유당불내증(젖당불내증) 인구에게 자칫 독이 될 수 있는 식품이다. 유당불내증은 유당 분해 능력이 없거나 약한 상태를 말한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인종은 유제품에 함유된 유당(lactose)을 분해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유당을 분해하기 위해서는 소장에서 생성되는 락타아제(lactase)라는 효소가 필요한데, 이 효소는 인간이 모유를 주식으로 하는 영유아기에 집중적으로 생성되다가 인체의 성장과 함께 큰 폭으로 감소하기 때문이다.

개인차가 있지만 대다수 동양인들은 락타아제 효소를 생성하는 mRNA가 어린 나이에 소멸되기 때문에 특히 유제품 섭취에 유의해야 한다. 이외에도 선천적으로 락타아제 효소가 분비되지 않거나 급성 감염 등으로 소장이 손상되면서 락타아제가 소실되는 경우도 있다.

유당이 소장에서 분해되지 못하면 대장으로 곧장 내려가면 갖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이때 대장의 미생물이 유당을 발효시키면서 수소이온과 CO2, 단쇄지방산 등이 발생하는데, 수소와 메탄가스, 이산화탄소가 소장 내 신경계를 자극해 1차적으로는 가스, 소화 불량, 복부 팽만감, 복통, 설사 같은 소화기 질환을 겪게 된다. 그 중 수소이온은 일부 혈액으로 흡수되면서 pH의 정상치를 교란시켜 활성산소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활성산소는 비정상 단백질을 형성시켜 갖가지 질병을 만드는 원인이 된다.

 

유당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체질이 계속해서 유당을 섭취하면 의외로 중대한 질병에 노출될 수 있다.

장 점막이 손상되면서 독소들이 혈액으로 흡수되면 전신에 염증지수가 늘어나고 아토피,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우리 면역체계가 유당이나 글루텐을 적으로 판단해서 집중 공격하기 때문이다.

장 점막이 손상되면 뇌 점막 또한 연쇄적으로 손상될 수 있는데, 성장기 어린이들에게는 이 악순환이 치명적일 수 있다. 스티븐 왕겐 박사에 따르면 유당불내증을 겪는 사람들은 글루텐불내증 또한 겪는 경향이 있다. 또한 한국중앙암등록보고서, 낙농편람, 대한암예방학회지 등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우유 및 유제품 소비량과 암으로 인한 사망률 간에 높은 상관관계가 나타나기도 했다.

 

그렇다고 유제품을 아예 섭취하지 말자는 것은 아니다. 유제품은 그 자체로 훌륭한 에너지 보충원이기도 하지만 수많은 요리에서 식자재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완전히 피하기는 힘들다. 대신 본인이나 자녀의 유당불내증 인자를 파악해서 적정한 수준으로 섭취할 필요가 있다. 유당불내증검사, 장내세균분석 등을 통해 가족이 유당불내증 소인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유당불내증 소인을 가지고 있고 증상이 반복될 경우 유당을 제거한 유제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락타아제 성분을 첨가한 상품, 아예 유당을 제거한 락토스 프리 우유와 유제품을 섭취하면 된다. 우유만큼이나 단백질, 칼슘, 철분이 풍부한 두유를 마실 수도 있다. 부득이 유당이 함유된 유제품을 섭취해야 할 경우 락타이드(lactaid)와 같이 유당을 소화시키는 효소를 함께 섭취하면 소화에 도움이 된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변기원 원장 (한의사)>

칼럼 원문▶ http://www.hidoc.co.kr/news/interviewncolumn/item/C0000239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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